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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연료’ 연탄,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by 이 루 미 202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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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연료 연탄, 왜 사라질 위기에 놓였나?

― 연탄 공장 붕괴와 탄광 소멸이 동시에 진행되는 한국의 에너지 현실

한겨울 추위를 막아주던 대표적인 서민연료, 연탄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한때 전국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연탄은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보급 확대, 친환경 에너지 정책 강화 속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문제는 연탄의 쇠퇴가 단순한 생활 변화가 아니라, 국내 에너지 구조와 취약계층의 생존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1️⃣ 서민연료 연탄, 왜 사라질 위기에 놓였나?

연탄은 오랫동안 가장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난방 연료였다.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사용됐고, 특히 겨울철 서민들의 생존을 지탱하는 핵심 에너지원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환경이 급변하면서 연탄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도시가스와 전기난방 보급 확대, 친환경 정책 강화는 연탄 수요를 급격히 줄였고, 그 여파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2️⃣ 연탄 공장 400여 개에서 16곳만 남은 현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에는 400곳이 넘는 연탄 공장이 운영됐다. 연탄은 당시 가장 안정적이고 값싼 난방 연료였으며, 지역마다 생산과 공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실제로 가동 중인 연탄 공장은 전국 16곳에 불과하다. 수요 감소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공장들 역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 연탄의 핵심 원료, 석탄은 어디서 왔나

연탄의 원료는 무연탄(석탄)이다. 과거 연탄 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국내에는 강원·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탄광이 운영됐다. 탄광은 단순한 에너지 생산 시설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고용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국내 탄광 상황은 이미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다.

4️⃣ 국내 탄광, 이미 오래전부터 사라지고 있었다

정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추진하며 국내 탄광을 단계적으로 정리해 왔다. 석탄 채굴 비용은 점점 높아졌고, 수입 에너지와 비교해 경쟁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여기에 환경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탄광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산업으로 분류됐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탄광은 국가 관리 차원에서 극소수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민간 탄광은 사실상 모두 폐쇄됐으며, 과거 탄광촌이 있던 지역들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겪고 있다.

5️⃣ 탄광 인력의 고령화와 구조적 한계

남아 있는 탄광들 역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채굴 인력의 대부분은 고령자이며, 신규 인력 유입은 거의 없다. 작업 환경은 열악하고 안전사고 위험은 상존한다. 생산성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민간 차원에서의 지속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결국 석탄 채굴은 경제성, 안전성, 지속 가능성 어느 측면에서도 한계에 도달한 산업이 됐다.

6️⃣ 연탄 산업 붕괴는 ‘수요 감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탄이 사라지는 이유를 단순히 “사람들이 더 이상 쓰지 않아서”라고 설명하기에는 현실이 복잡하다. 연탄 산업 붕괴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첫째, 원료 공급 기반 붕괴다. 국내 탄광이 사라지면서 석탄 공급 자체가 불안정해졌다.
둘째, 생산 단가 급등이다. 공장 수 감소, 물류비 상승, 인건비 증가로 연탄 가격은 오히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셋째, 환경 규제 강화다.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 문제로 연탄은 정책적으로 퇴출 대상 연료가 됐다.
넷째, 에너지 정책의 방향 전환이다. 정부는 연탄 산업 유지보다 도시가스·전기·친환경 난방 전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7️⃣ 그래도 연탄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남아 있다

연탄 사용 가구는 크게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 산간·도서 지역, 고령자 단독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연탄은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난방 수단이다.

전기난방이나 도시가스로 전환하려면 보일러 교체, 배관 공사,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연탄은 지금도 일부 가구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8️⃣ 공급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역설

연탄 공장과 탄광이 줄어들수록 연탄 공급은 불안정해지고, 가격은 상승한다. 이는 연탄을 사용해야 하는 취약계층에게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연탄을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난방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구조다.

연탄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연탄을 아직도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9️⃣ 연탄 퇴출보다 먼저 필요한 난방 대안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연탄을 없애는 것은 시대적 흐름일 수 있지만, 그전에 반드시 난방 전환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탄 사용 가구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 난방 전환 비용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고령자·취약계층 맞춤형 에너지 복지 정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에너지 빈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연탄의 종말이 남긴 과제

연탄과 탄광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추위 속에 방치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연탄의 종말은 단순한 연료 교체 문제가 아니다. 이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사회적 배려가 함께 가야 한다는 과제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 정리하며

  • 연탄 공장: 400여 개 → 16개
  • 탄광: 사실상 전면 폐쇄 단계
  • 연탄은 사라지지만, 연탄이 필요한 사람은 아직 존재
  • 핵심은 ‘퇴출’이 아니라 ‘전환과 보호’

연탄은 사라져도, 사람의 겨울은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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