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 돌연사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큰 두려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평소 건강하던 분들조차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례도 있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합니다. 이러한 돌연사 원인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질환이 바로 비후성 심근병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입니다. 이 질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한 병’으로 불리지만, 조용한 만큼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1. 비후성 심근병증이란 무엇인가요?
비후성 심근병증(HCM)은 심장의 근육, 특히 좌심실 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입니다. 심장이 두꺼워졌다고 해서 힘이 세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장의 이완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을 적절히 내보내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이 질환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며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없어도 발병할 수 있으며, 젊은 층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왜 돌연사와 연결될까요?
비후성 심근병증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부정맥 및 심장 기능 저하 때문입니다.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면 전기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며, 이때 순간적으로 심장이 멈춰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운동 중 갑작스러운 사망 사례나 젊은 선수들의 돌연사 사례에서도 비후성 심근병증이 종종 발견됩니다.
3. 증상이 거의 없어 더 위험합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상당수 환자에서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합니다. 그래서 ‘조용한 병’이라고 불리며, 스스로 이상을 느끼지 못한 채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나타나는 증상
- 평소보다 숨이 쉽게 차는 증상
- 가슴의 답답함 또는 묵직한 느낌
- 운동 중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 어지러움 또는 실신
- 부정맥이 느껴지는 두근거림
- 이유 없는 지속적인 피로감
특히 운동 중 호흡곤란이나 실신이 있었던 경우에는 반드시 검사가 필요합니다.
4. 어떻게 진단하나요?
비후성 심근병증은 아래와 같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 심전도(EKG) : 전기 신호의 이상 여부를 확인
- 심장초음파(Echo) : 심근 비후 정도와 혈액 흐름 상태 확인
- 심장 MRI : 심장의 구조, 두께, 섬유화 여부를 정밀하게 분석
- 유전자 검사 : 가족력이 의심될 때 시행
가족력이 있거나 반복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5.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비후성 심근병증은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으로 돌연사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질환입니다.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비후성 심근병증의 1차 치료로, 심장이 과도하게 힘을 쓰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두꺼워진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 부정맥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약물은 심장의 ‘속도 조절’과 ‘부담 감소’를 담당합니다.
1) 베타차단제
비후성 심근병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으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지 않도록 조절해 줍니다. 이로 인해 부정맥 위험이 줄고 숨이 차는 증상도 완화됩니다.
2) 칼슘채널차단제
심장과 혈관의 긴장을 완화해 혈류를 더 원활하게 만듭니다. 가슴 답답함이나 흉통, 호흡곤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항부정맥제
부정맥이 자주 발생하는 환자에게 사용되며, 심전도 리듬을 안정시키고 심계항진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정리하자면, 약물치료는 심장이 천천히, 규칙적으로, 무리 없이 뛰도록 도와주는 치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술·수술 치료
- 심근 절제술 : 두꺼워진 심장 근육 일부를 제거해 혈류를 개선
- 알코올 중격 절제술 : 경동맥을 통해 알코올을 주입하여 비후 된 근육을 축소
ICD(삽입형 제세동기)
돌연사 고위험군은 작은 제세동기를 심장에 삽입해 심실세동 발생 시 즉시 전기 충격을 가해 생명을 보호합니다.
생활관리
- 과격한 운동 피하기
- 흡연·과음 금지
- 고혈압·당뇨·비만 등 기저질환 관리
- 스트레스 최소화 및 규칙적 생활
6. 누구에게 특히 위험할까요?
- 가족 중 심장질환 또는 돌연사 사례가 있는 경우
- 운동 중 어지러움·실신 경험이 있는 경우
- 젊은 운동선수 및 격한 활동을 자주 하는 청년층
- 고혈압·당뇨·비만 등 대사질환이 있는 중장년층
- 과거 심전도·심초음파에서 이상 소견이 있었던 분
7. 조기 발견이 생명을 지킵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돌연사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숨이 차거나 두근거림이 잦아졌다면 무리하지 마시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8. 마무리
비후성 심근병증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거의 없는 ‘조용한 병’이지만, 알고 대처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심장 건강은 작은 변화에서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