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 있다는데, 왜 우리 가족은 받을 수 없는 걸까?”
파킨슨병, 뇌전증, 군발두통 치료는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실제로 약을 처방받고, 응급상황에서 필요한 주사제를 사용하고,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는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7월 22일 ‘세계 뇌의 날’을 맞아 이러한 문제를 뇌질환 치료 공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치료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치료법을 환자에게 연결해 주는 제도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한눈에 보는 뇌질환 치료 공백
| 질환 | 현재 문제 | 필요한 변화 |
|---|---|---|
| 파킨슨병 | 해외 신약과 새로운 제형의 국내 도입 부족 | 약가 산정 개선과 신속 도입 |
| 뇌전증 | 응급 필수 주사제의 공급 불안 | 국가 비축과 재고 관리 |
| 군발두통 | 재택 산소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미적용 | 급여 확대와 처방 기준 마련 |
세 질환은 문제의 모습이 각각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순간에 치료가 닿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 파킨슨병, 먹는 약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환자들
파킨슨병은 한 번 약을 처방받고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하며 증상을 조절해야 합니다.
하지만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장관 운동이 떨어져 복용한 약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환자도 있습니다.
파킨슨병 장기 치료 중 나타날 수 있는 문제
-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짧아짐
-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 발생
- 위장관 운동 저하로 약물 흡수 감소
- 약을 먹어도 효과가 늦게 나타나거나 충분히 듣지 않음
이럴 때 해외에서는 먹는 약 외에도 여러 형태의 치료제를 사용합니다.
해외에서 활용되는 치료 형태
- 흡입형 치료제
- 패치형 치료제
- 피하주사형 치료제
이러한 제형은 위장관을 거치지 않거나 약효를 더 빠르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입니다. 해외에서 수년에서 20년 이상 사용된 치료법도 국내에서는 처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입니다.
◆ “그 약, 우리나라에서는 못 쓰나요?”
파킨슨병을 오래 치료받은 환자가 약을 먹어도 몸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가족은 해외에서 흡입형 치료제가 사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묻습니다.
“이 약을 국내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나요?”
하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면 의료진도 처방할 수 없습니다. 치료법을 알고 있어도 국내에 약이 없으면 환자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2. 왜 제약사는 국내에 약을 들여오지 않을까?
문제는 단순히 허가 절차만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낮은 약가와 경직된 약가 산정 체계도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새로운 제형은 기존 약과 성분이 비슷하더라도 전달 방식과 환자의 치료 편의성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먹는 약이 잘 흡수되지 않는 환자에게 흡입형이나 피하주사형 치료제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약가를 정할 때 기존 약과 성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새로운 전달 기술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약값이 생산비와 유통비, 공급 유지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면 제약사는 국내 시장 진입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치료 효과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내 약가와 공급 구조 때문에 해외 치료제의 도입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대한파킨슨병학회 조사에서도 환자들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은 ‘신약 도입’이었습니다.
하나의 과제만 선택하게 했을 때는 65.7%가 해외 신약의 신속한 국내 도입을 선택했습니다.
3. 뇌전증은 치료법보다 ‘약의 재고’가 문제
뇌전증의 치료 공백은 파킨슨병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는 뇌전증 지속 상태는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초응급 상황입니다.
뇌전증 지속 상태에서는 수분 단위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호흡부전과 뇌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어떤 약을 어떤 순서로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표준 진료지침도 마련돼 있습니다.
문제는 응급상황에서 사용해야 할 필수 주사제가 병원에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치료가 늦어질 때 커질 수 있는 위험
- 호흡부전
- 중환자실 입원
- 영구적인 뇌손상
- 신경계 후유장애
뇌전증 지속 상태에 사용되는 디아제팜과 페니토인 등 주요 약제가 생산 또는 공급 중단을 겪었고, 일부 대체 약제도 공급 중단이 예정된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치료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약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어떻게 치료할지는 아는데 약이 없습니다”
응급실에 발작이 멈추지 않는 환자가 실려 옵니다. 환자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빨리 발작을 멈춰달라고 요청합니다.
의료진은 어떤 주사제를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필요한 약의 재고가 없거나 공급이 끊겼다면 표준 치료를 즉시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뇌전증 응급치료에서는 몇 시간 뒤 약을 구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바로 그 순간에 약이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4. 필수 의약품은 국가가 따로 관리해야 한다
환자 수가 적거나 약값이 낮은 필수 의약품은 제약사 입장에서 생산과 공급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원료비와 제조비, 물류비는 오르는데 약가는 낮게 유지된다면 약을 공급할수록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수익성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이 제안한 공급 안정 대책
- 실제 생산 원가와 물류비를 반영한 약가 보전
- 국가 차원의 필수 의약품 중앙 비축
- 권역별 병원 재고 모니터링 체계 구축
- 공급 중단 사전 예고제 마련
-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제약사에 인센티브 제공
필수 의약품은 부족해진 뒤에 찾는 것이 아니라, 부족해지기 전에 비축하고 공급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필수 주사제 공급이 불안정하면 같은 질환으로 같은 시기에 병원을 찾아도 어느 병원에서는 치료받고 다른 병원에서는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약 부족을 넘어 환자가 방문한 병원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지는 ‘치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군발두통, 산소치료는 효과가 있지만 집에서는 어렵다
군발두통은 주로 20~40대 남성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입니다.
한쪽 눈 주변이나 머리에 극심한 통증이 반복되며, 통증이 매우 심해 우울과 불안은 물론 자살 충동까지 호소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군발두통의 특징
- 한쪽 눈 주변과 머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
- 발작이 일정 기간 반복될 수 있음
- 통증 때문에 수면과 일상생활이 무너질 수 있음
- 주로 젊은 남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짐
군발두통 발작이 시작됐을 때 고유량의 순수 산소를 흡입하면 5~10분 이내 통증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군발두통 환자의 재택 산소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집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병원에서는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어도, 발작이 시작될 때마다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 한밤중 통증이 시작되면 응급실부터 떠올립니다
30대 직장인이 잠을 자던 중 한쪽 눈 주변을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깨어납니다. 이런 발작이 반복되면서 또 통증이 시작될까 두려워 잠드는 것조차 힘들어집니다.
산소치료를 받으면 짧은 시간 안에 통증이 줄어들 수 있지만, 집에서는 의료용 고유량 산소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환자는 응급실을 찾거나 적절한 의료용 산소를 구하지 못해 비의료용 산소를 알아보는 치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습니다.
6. 집에서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군발두통 환자는 약 2만 명 수준으로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되기 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전문가들은 재택 산소치료 처방 대상 질환에 군발두통을 명시하고, 신경과 전문의가 진단과 관리를 담당하면서 처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재택 산소치료 제도 개선 방향
- 재택 산소치료 처방 대상에 군발두통 명시
- 신경과 전문의가 진단과 처방을 담당
- 전문의의 정기적인 관리 체계 마련
- 건강보험 급여 적용 검토
전문의가 진단과 사용 과정을 관리한다면 오남용 위험을 낮추면서 환자가 집에서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7. 치료법이 환자에게 닿으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파킨슨병과 뇌전증, 군발두통에서 나타나는 치료 공백의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 질환 | 치료 공백 | 필요한 변화 |
|---|---|---|
| 파킨슨병 | 해외 신약과 새로운 제형을 국내에서 이용하기 어려움 | 새로운 전달 기술의 가치를 반영한 약가 산정과 신속한 국내 도입 |
| 뇌전증 | 초응급 상황에 필요한 필수 주사제의 공급이 불안정함 | 국가 비축, 권역별 재고 관리, 공급 중단 사전 예고 |
| 군발두통 | 효과가 있는 고유량 산소치료를 집에서 이용하기 어려움 | 재택 산소치료의 처방 기준 마련과 건강보험 적용 검토 |
약이 개발됐다는 사실만으로 치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순간에 약이 공급되고, 환자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무리
뇌질환 치료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는 해외에서 사용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국내에서 이용하지 못하고, 뇌전증 환자는 응급치료에 필요한 주사제의 공급 불안을 걱정해야 합니다. 군발두통 환자는 효과가 확인된 산소치료를 집에서 안정적으로 받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약 하나가 부족한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고 후유장애와 간병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응급실 방문과 입원, 중환자실 치료가 늘어나면 결국 가족의 부담을 넘어 사회 전체의 의료비와 돌봄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다는 소식만이 아닙니다. 그 치료를 병원과 가정에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제도입니다.
신약의 신속한 국내 도입과 필수 의약품 공급망 안정, 건강보험 급여 확대, 재택치료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뇌질환 환자들이 의학 발전의 혜택을 뉴스가 아닌 실제 치료 현장에서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해외에서 쓰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국내에서는 왜 이용하기 어려운가요?
해외에서 이미 사용하는 치료제라도 국내에 도입되려면 허가와 약가 산정, 공급 계약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기존 약물과 성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흡입형이나 패치형, 피하주사형 같은 새로운 전달 기술의 가치가 약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제약사가 국내 시장 진입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Q2. 파킨슨병 치료에서 흡입형이나 패치형 약이 왜 필요한가요?
파킨슨병을 오래 치료하면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위장관 운동 저하로 먹는 약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흡입형, 패치형, 피하주사형 치료제는 먹는 약의 한계를 보완하고 환자에게 약물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Q3. 뇌전증 지속 상태는 왜 응급상황인가요?
뇌전증 지속 상태는 발작이 5분 이상 이어지는 초응급 상황입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호흡부전과 중환자실 치료, 영구적인 뇌손상과 후유장애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수분 단위의 신속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Q4. 뇌전증 필수 주사제 공급은 왜 불안정해질 수 있나요?
환자 수가 많지 않고 약가가 낮은 의약품은 제약사가 생산과 공급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원료비와 물류비는 오르는데 약값이 낮게 유지되면 공급할수록 손실이 생길 수 있어 생산 중단이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5. 군발두통 산소치료는 어떤 방식인가요?
군발두통 발작이 시작됐을 때 고유량의 순수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환자가 고유량 산소를 흡입하면 5~10분 이내 통증이 호전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재택치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집에서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Q6. 군발두통 환자가 산소를 개인적으로 구해 사용해도 되나요?
의료용 산소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 적절한 유량과 사용법 안내가 필요합니다.
임의로 비의료용 산소를 구입해 사용하기보다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해 현재 가능한 약물치료와 발작 대처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7. 치료 공백은 건강보험만 확대하면 해결되나요?
질환마다 필요한 대책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보험 확대만으로 모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파킨슨병은 해외 신약과 새로운 제형의 국내 도입
- 뇌전증은 필수 의약품 생산과 공급망 안정
- 군발두통은 재택 산소치료의 급여와 처방 기준 마련
Q8. 환자와 가족은 현재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해외 치료 사례만 보고 개인적으로 약을 구하거나 치료를 결정하기보다 담당 신경과 의료진과 먼저 상담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능한 치료법과 대체 약제, 응급상황 대처 방법, 향후 치료제 도입 가능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9. 치료 공백이 계속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치료 지연은 환자의 중증화와 후유장애 위험을 높이고 가족의 간병 부담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응급실 방문과 입원, 중환자실 치료가 늘어나면 사회 전체의 의료비와 돌봄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병원별 약 재고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지는 치료 불평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